복잡한 ‘파생상품’은 고수익ㆍ고위험 구조다. 당연히 상품 판매자는 충분한 공부를 통해 상품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파생상품을 파는 은행원, 증권사 직원 등은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하는 ‘파생상품투자상담사’(파투상) 등을 늦어도 내년 2월까지는 따야 한다. 그래야 고수익ㆍ고위험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권유,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지난 7월 5일 파투상 시험이 있었고 일반인(대학생 포함), 은행, 증권, 보험 등에서 모두 1만 1655명이 응시했다. 평균 합격률은 19.76%.
그런데 은행원들이 자신들의 합격률이 저조하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고 한다. 시험이 어렵다고 말하거나, 은행업무와 관련성이 없는 법규 등 쓸데 없는 내용들이 많다고 얘기한다.
아침 9시에 은행문을 열고, 오후 4시면 문을 닫아 너무나 바빠(?) 은행원들이 공부할 시간이 부족했을 수는 있겠지만, 파투상 시험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는 게 수험생들의 설명이다.
일단 은행원들은 7555명이 원서를 접수했지만, 이중 50%도 안되는 3706명만이 시험을 봤다. 이중 530명이 합격해 14.3%라는 합격률을 보였다.

증권맨들은 3865명이 원서를 냈고, 이중 2128명이 응시해, 참여율은 높았지만 합격자는 282명으로 합격률이 13.3%에 불과했다.
오히려 은행원보다 증권 종사자들의 합격률은 낮았다.
이번 시험에 합격한 한 증권사 2년차 직원은 “교재를 이해하면서 한 두 번 정도 읽은 게 전부”라며 “그리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 시험은 교재 4권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게 금융투자협회 측 설명이다.
수능과 같이 소위 수험생들을 골탕먹일 수 없다는 것.
금융업 종사를 꿈꾸는 대학생 등이 포함된 일반인 합격률은 25.7%에 달해 평균보다 훨씬 높다. 최고 점수인 93점을 받은 수험생도 일반인이다.

58세의 일반인도 64점으로 최고령 합격의 영광을 받았고, 19세 학생은 66점으로 최연소 합격했다.
공부만 했다면 합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불합격자들은 그 출신성분이 어떻든 공부를 하지 않은 셈이다.
은행권은 시험이 어려우니 좀 쉽게 내줄 것을 요구할 게 아니라 3만원의 응시료를 내고, 3849명이 참석을 하지 않아 1억 1500여만원을 날려 버린 부분부터 고민해야 한다.

고수익ㆍ고위험의 파생상품이다. 고객들에게 제대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판매자들이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한다.
시험이 어렵다고 투정 부릴 게 아니다. 은행원들은 펀드 불완전 판매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지 않은가. 대충 알고 불완전 판매를 해 고객들이 피해를 보고 은행 창구를 찾아가 목소리를 높일 나중을 더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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